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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공익씨앗 뉴스민] 대구꽁스 이한솔

작성자 : public 작성일 : 2026.10.19 조회수 : 38

아이들과 환경 활동에 나선 마을공동체, 쉬는 청년들의 관계와 일상을 회복하는 모임, 프리랜서 여성들을 위한 풋살팀. 언뜻 보면 연결점을 찾기 어려운 세 활동의 중심에는 이한솔(33) 씨가 있다. 세 아이의 엄마, 지역에서 살아가는 청년, 지역사회에서 활동하는 여성이라는 자신의 위치에서 필요한 활동을 하나씩 시작했다. 대상과 방법은 달랐지만, 혼자 떨어져 있던 사람들을 연결해 공동체를 만든다는 점은 같았다.

 

▲ 아이들과 환경 활동에 나선 마을공동체, 쉬는 청년들의 관계와 일상을 회복하는 모임, 프리랜서 여성들을 위한 풋살팀. 언뜻 보면 연결점을 찾기 어려운 세 활동의 중심에는 이한솔(33) 씨가 있다.

 

달성군 옥포읍에 사는 이 씨는 젊은 부모와 아이가 많지만 주민들이 자연스럽게 만날 공간이 부족하다고 느껴왔다. 지역에서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과 관계를 만들 방법을 고민했다. 공간이나 비용 없이 쉽게 시작할 수 있는 일이 바로 아이들과 함께 동네를 걸으며 쓰레기를 줍는 ‘플로깅’이었다.

이 씨는 “돈을 크게 들이지않고, 아이들과 함께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일을 찾다가 나온 아이디어”라며 “동네를 돌아보니 생활용품과 포장재가 제대로 분리되지 않은 채 버려지는 문제가 눈에 들어왔다. 멀쩡한 제품인데도 버려지거나, 분리수거가 제대로 되지않아서 문제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회상했다.

활동은 ‘옥포오픈’이라는 이름으로 구체화됐다. 2023년 공익센터의 ‘공익활동 스텝업’에 선정돼 활동비를 지원 받았다. 이 활동을 통해 부모와 아이가 함께 분리배출 방법을 배우고 재활용품을 활용하는 체험을 했다. ‘비우고, 헹구고, 분리하고, 섞지 않는다’는 원칙을 담은 가이드북도 제작해 지역 환경교육에 활용했다.

플로깅에 그치지 않고, 아직 쓸 수 있는 물건을 주민들과 나누는 아나바다 장터로도 이어졌다. 이 씨는 “아이들도 장터를 직접 기획하고 판매자로 참여했다. 환경은 쓰레기를 줄이는 주제인 동시에 서로 모르고 살던 주민들을 만나게 하는 매개였다”고 말했다.

 

 

마을공동체 활동은 이후 협동조합 ‘도도라미’로 이어졌다. 구성원들이 경력단절기를 지나 다시 취업하면서 활동에 쓸 수 있는 시간은 줄었지만, 아나바다 장터와 마을축제 등 주민이 함께할 수 있는 행사는 지속하고 있다.

▲ ‘옥포오픈’ 활동 모습. 주민들과 아동들이 함께 환경보드게임으로 환경수업을 하고 있다. (사진=대구시민공익활동지원센터)

‘저활력 청년’에게 필요한 건 관계와 경험

‘옥포오픈’이 환경을 매개로 아이와 양육자, 마을 사람들을 연결한 활동이었다면, 2025년 ‘청년회복생활실험실’은 문화와 대화를 통해 쉬는 청년을 연결하는 일이었다. 이 씨는 “기존 청년정책 사업들이 취업과 교육, 수료 실적에 집중돼 있다고 느꼈다. 청년이 원하는 활동보다 정해진 기준을 충족하기 위한 프로그램이 앞서는 경우도 있었다”며 “청년들이 부담 없이 사람을 만나고 관계와 일상을 회복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느꼈다”고 설명했다.

“공적인 사업만으로는 이런 접근을 하기 어렵다고 생각했어요. 뉴스에선 ‘쉬었음 청년’과 ‘니트 청년’을 문제로 다루고 있잖아요. 우리는 쉬고 있는 청년들에게 취업 교육 보다 사람을 만나고 고립감을 덜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어보자고 했어요.”

이 씨는 사업에 참여한 이들을 ‘저활력 청년’이라고 표현했다. 무언가를 해야겠다는 생각은 있지만 실제로 움직일 정도의 에너지는 부족한 청년이라는 뜻이라고 했다. 이 씨는 “취업 준비 과정에서 반복해서 좌절하거나 계약직 일자리를 전전한 청년, 직장 내 괴롭힘이나 강압적인 조직문화를 경험하고 지친 청년들을 만났다”고 말했다.

특히 이 씨는 청년의 무기력과 고립을 개인 성격이나 의지 부족이 아니라 노동과 경제적 조건을 비롯한 사회구조의 문제라고 짚었다. 그는 “청년들이 여러 어려움을 겪다 보면 사회구조에서 비롯된 문제까지 자신의 탓으로 여기며 스스로 작아진다”며 “청년들에게 ‘당신이 문제인 것은 아니’라고 이야기해주려고 했다”고 강조했다.

공익센터 지원금을 통해 ‘청년회복생활실험실’에선 뮤지컬과 영화 관람, 반지·가죽공예, 반찬 만들기, 놀이공원 체험과 집단상담 등을 진행했다. 청년 일자리박람회와 현직자 강연을 통해 진로를 탐색하고, ‘쉬는 청년’ 공론장과 대구청년주간 부스를 통해 청년들의 문제를 지역사회와 공유했다. 2025년 6월부터 11월까지 프로그램 18회에 누적 150명이 참여했고, 재참여율은 45%였다.

이 씨는 “경제활동을 하지 않는 청년에게는 친구와 마시는 커피나 밥 한 끼, 영화와 공연 같은 문화생활도 부담”이라며 “사람을 만나려면 비용이 들지만 경제활동을 시작할 심리적·신체적 에너지는 부족한 악순환이 만들어진다”고 말했다.

프로그램이 끝난 뒤에도 일부 참여자는 서로 연락하며 지역 행사에 함께 나갔고, 다시 일자리를 구하거나 다른 청년활동에 참여한 이들도 있다. 이 씨는 “우리가 거창한 활동을 한 것은 아니다. 청년들이 스스로 다시 움직일 수 있는 시기를 조금 앞당기고, 다음에 힘든 일이 찾아왔을 때 덜 힘들게 버틸 관계를 만드는 계기가 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 씨는 청년 사업이 일회적인 공모사업으로 끝나지 않기를 바랐다. 뜻을 같이하는 동료들과 사업 종료 뒤 사단법인 설립을 추진했다. 2026년 사단법인 ‘청년으로’를 설립하고 달서구 월성동에 사무실을 얻었다. 이사장 등 조직을 구성하고, 회비를 내는 회원 약 30명도 모였다. 단체는 회비와 후원금, 외부 위탁사업비 등을 바탕으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청년으로는 쉬는 청년을 위한 관계 형성 프로그램과 청년정책 뉴스 읽기, 정책 제안, 활동정보 공유 등을 진행한다. 목표는 청년을 지원사업의 수혜자에 머물게 하지 않고, 자신에게 필요한 활동을 직접 기획하고 지역사회에 목소리를 내는 주체로 세우는 것이다. 이 씨는 “대구 청년들이 이 지역에 살길 잘했다고 느끼고, 계속 머물고 싶게 하는 관계망을 만들고 싶다”고 했다.

▲ 공익센터 지원금을 통해 ‘청년회복생활실험실’에선 뮤지컬과 영화 관람, 반지·가죽공예, 반찬 만들기, 놀이공원 체험과 집단상담 등을 진행했다. 지난해 청년 주간 기간에 동성로에서 사단법인 ‘청년으로’ 부스를 설치하고, ‘지역청년들이 대구시장에게 바라는 점’을 조사하는 모습. (사진=대구시민공익활동지원센터)

공 차는 여성들, 노동과 건강을 이야기하다

올해 이 씨는 공익센터의 시민공익활동 아이디어 ‘씨앗’을 통해 여성 풋살공동체 ‘대구꽁스’를 꾸렸다. 직장인과 프리랜서, 1인 사업자 등 서로 다른 방식으로 일하는 여성들이 한 달에 2~4회 모여 공을 찬다. 정해진 직장 공동체가 없고 노동시간이 불규칙한 여성들이 함께 몸을 움직이고 일과 생활을 나누는 관계망이다.

이 씨는 “공익활동가 교육에서 활동가도 자신의 신체와 정신건강을 돌봐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뒤 주변 여성들의 피로를 돌아보게 됐다”며 “혼자 하는 운동보다 여럿이 모여야 할 수 있는 운동을 찾다가 풋살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지원금을 바탕으로 풋살장을 빌리고 정기적인 활동을 시작했고, 전문 코치 수업과 다른 팀과의 교류도 시도했다. 여성 스포츠에 대한 편견을 다루는 캠페인과 오픈데이, 여성 청년의 노동 경험을 나누는 라운드테이블 계획도 있다. 이 씨는 “단순한 취미모임이 아니라 조직 밖에서 일하는 여성들이 서로의 안부를 확인하고 건강을 돌보는 활동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씨는 “공익센터 지원이 없었다면 다양한 경험과 시도를 해보기 어려웠을 것”이라면서 “다른 공익활동가를 만나고 교육과 워크숍에 참여한 경험도 다음 활동을 구상하는 밑거름이 됐다”고 덧붙였다.

▲ 지난달 ‘대구꽁스’ 팀원들이 전문 코치에게 훈련을 받고, 4대 4 미니게임을 하고 있다. 이 씨가 공을 차고 있는 모습. (사진=이한솔)

삶에서 발견한 문제를 활동으로

마을 환경활동과 청년회복, 여성풋살은 대상도 방식도 다르다. 그러나 이 씨에게 세 활동은 모두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일이다.

“좋은 것을 배워도 저만 알고 있으면 소용이 없다고 생각해요. 다양한 분야에서 배운 것을 다른 사람의 삶에 확장하고, 제가 부족한 것은 다시 배우면서 활동을 만들어가고 싶습니다.”

현재 이 씨는 ‘만학도’다. 수성대학교 사회복지과 재학생으로 최근 실습을 마쳤고, 마지막 학기만을 남겨두고 있다. 이 씨는 “단체 활동을 이어가면서 공부 욕심이 생겼다. 현장 활동과 함께 전문성을 갖추고 싶어 대학에 진학했다”며 “뒤늦게 공부하는 일이 쉽지는 않지만 1등이 목표가 아니라, 말 그대로 제가 모르던 것을 알아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고 웃었다.

앞으로 이 씨는 자립준비청년과 느린학습자 등 사회적 사각지대에 놓인 청년을 위한 사회복지 정책이 더 많아지길 바란다. 그는 “도움이 필요한 청년들이 많지만 아직 사회적 관심과 지원이 부족하다고 느낀다”며 “그들을 돕는 방법이 아직 구체화되지는 않았지만, 지금 하는 공부가 앞으로 활동을 확장하는 데 활용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대학에서 만난 청년들은 그동안 활동을 하며 만난 저활력 청년들과 달랐다. 사회에 진출하기 전 꿈과 자신감으로 가득한 모습을 보면서 무엇이 이들을 사회에 나온 뒤 지치고 고립되게 만드는지도 생각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그렇지만 이 씨의 활동이 ‘청년’에만 머무를 것 같지는 않다. 그는 지금은 청년 당사자이기에 청년을 중심으로 활동하지만, 자신이 중년과 노인이 되면 그 시기의 삶에서 또 다른 문제와 활동을 발견할 것이라고 했다.

“생애주기에 따라 제 삶과 연결된 필요를 활동으로 만들고 싶어요. 저도 언젠가 중년이 되고 노인이 됩니다. 그때도 지금의 청년들이 계속 기회를 얻고 새로운 활동을 시도할 수 있는 지역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출처: <뉴스민> 공익씨앗 4 /  대구꽁스 이한솔

[공익씨앗] ④ 엄마·청년·여성으로, 필요한 연결을 만들다 | 뉴스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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