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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공익씨앗 뉴스민] 대구비건페스티벌 양상욱

작성자 : public 작성일 : 2026.10.19 조회수 : 40

양성욱(40) 씨가 2019년 채식을 시작한 계기는 건강 때문이었다. 당시 몸무게가 95kg에 달했고 당뇨 진단까지 받았다. 아내의 권유로 임동규 의사의 강연을 들으며 식습관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먹는 것이 몸을 만든다’는 강연자의 한마디가 양 씨의 식단을 바꾸는 계기가 됐다. 육류와 어패류는 물론 우유와 달걀, 버터 등 동물성 재료가 든 음식을 피했다. 식단을 채식 위주로 바꾸자 체중은 가파르게 줄었다. 몸무게는 6개월여 만에 60kg대까지 내려갔고, 혈당 수치도 호전되면서 당뇨약 복용을 중단했다.

양 씨는 “약을 그대로 먹으니 오히려 저혈당 증상이 나타날 정도였다. 병원에서 약을 줄인 뒤에도 같은 증상이 계속돼 복용을 중단했고, 이후 건강검진에서도 혈당 수치가 정상으로 나왔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그는 비건 식단을 누구에게나 효과가 있는 만능 건강법으로 여겨서는 안 된다고 했다. 양 씨는 “제가 비건식을 하면서 살을 많이 빼니까 주변에서도 관심을 많이 보였다. 비건식이 무조건 최고는 아니다. 영양소를 골고루 챙겨 먹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무리하게 절식하면 비건식이라고 해도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다”고 짚었다.

정상 몸무게를 찾은 양 씨는 최근에는 상황에 따라 동물성 식품을 먹는 ‘느슨한 비건’을 지향한다. 그럼에도 채식하며 얻은 경험은 개인의 식탁을 넘어 지역에서 다른 선택지를 만들려는 활동으로 이어졌다.

▲ 양성욱(40) 씨가 2019년 채식을 시작한 계기는 건강이었다. 당시 몸무게가 95kg에 달했고 당뇨 진단까지 받았다. 아내의 권유로 임동규 의사의 강연을 들으며 식습관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서울에는 있는데, 왜 대구에는 없을까”

양 씨는 채식 중심으로 먹으면서 대구에서 비건 음식을 접하기가 쉽지 않다는 사실을 체감했다. 김치에는 젓갈이, 국이나 찌개에는 고기 육수가 들어가는 경우가 많았다. 메뉴 이름만으로 동물성 재료의 사용 여부를 판단하기 어려웠고, 가족이나 지인과 함께 갈 만한 식당을 찾기도 쉽지 않았다.

서울에서는 비건을 주제로 한 행사와 장터가 자주 열렸만, 대구에서는 비슷한 행사를 찾아보기 어려웠다. 양 씨는 ‘서울까지 가야 한다면 대구에서 직접 만들어보자’고 생각했다. 그는 “제가 채식을 해보니 좋았고, 다른 사람들에게도 소개하고 싶었다”면서 “비건 음식을 한자리에서 맛볼 수 있고, 평소 비건에 관심이 없던 사람도 ‘비건이 맛있고 즐거운 문화구나’라고 느낄 수 있는 자리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양 씨는 2022년 평소 알고 지내던 문화공간에 행사 개최를 제안하고, 비건 먹거리와 친환경 제품을 판매할 참여자들을 직접 모았다. 별도의 조직이나 전담 인력도 없이 아내의 도움을 받아 처음부터 끝까지 행사를 준비했다.

행사가 한 번으로 끝나지 않은 것은 대구비건페스티벌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두 번째 행사부터는 양 씨 부부의 활동을 지켜본 지인 부부가 합류했고, 점차 행사 규모가 커지면서 자원봉사자들도 모집했다. 대구비건페스티벌은 2024년까지 모두 다섯 차례 열렸다.

대구비건페스티벌은 세 번째 행사부터 대구시민공익활동지원센터의 지원을 받아 규모를 키우고, 행사를 보다 안정적으로 꾸릴 수 있었다. ‘씨앗’에서 시작해 ‘공익활동 스텝업’, ‘좋은변화실험실’로 단계적으로 활동을 확장했다. 양 씨는 “활동지원금 덕분에 행사를 잘 준비할 수 있었다. 공익센터의 격려를 받으며 다음 단계 사업에도 계속 도전할 수 있었다”면서 “특히 센터를 통해 다른 공익활동팀의 사례를 접했고, 축제를 더 내실 있게 꾸리기 위한 교육도 받았다”고 말했다.

가장 최근 열린 축제는 규모를 더 키워 이틀 동안 진행됐는데, 주최 측 추산 1,000명 넘는 시민이 방문할 정도로 성황을 이뤘다. 일부 판매자는 준비한 물품을 모두 판매했고, 다른 지역에서 대구까지 찾아온 방문객도 있었다.

▲1~5회 비건페스티벌 포스터

비건만을 위한 축제가 아닌 이유

양 씨는 비건페스티벌을 통해 시민이 비건을 직접 경험하고, 비건 문화의 저변이 넓어지길 기대했다. 비건 음식은 낯설거나 맛이 없다는 편견도 깨고 싶었다. 그는 “직접 먹고 즐기는 경험을 통해 비건을 소개하고 싶었다. 더 다양한 비건 음식이 만들어지고 계속 판매되려면 이를 찾는 사람도 늘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명의 완벽한 비건보다 열 명의 불완전한 비건이 낫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비건이 좀 더 흔한 선택지가 되고, 느슨하게나마 실천하는 사람이 더 많아졌으면 합니다.”

비건페스티벌은 행사 부스의 70~80%를 빵과 음료, 간편식 등 비건 먹거리로 구성하고, 제로웨이스트 제품과 환경 관련 활동을 소개하는 부스도 마련했다. 건강 강의와 음악 공연, 요가 수업, 북토크 등을 결합해 단순한 판매 장터가 아니라 시민이 머물며 즐길 수 있는 축제를 지향했다.

시민 의견은 다음 행사를 개선하는 데 반영했다. 처음 행사가 열린 공간이 대중교통으로 접근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자 도심 공간으로 자리를 옮겼다. 일회용품 사용이 많다는 의견을 받은 뒤에는 다회용기를 준비해 빌려줬다. 시민들에게 개인 용기를 가져오도록 안내했고, 실제 용기를 들고 찾아오는 참여자도 늘어났다.

축제와 별도로 시민이 일상에서 비건 메뉴를 찾을 수 있도록 ‘대구비건파인더(DVF)’ 활동도 진행했다. 시민 제보를 받아 비건 메뉴가 있거나 일부 재료를 제외하면 채식할 수 있는 식당을 찾아 소개하는 활동이었다.

▲ 지난 2024년 열린 비건페스티벌 모습. 규모를 더 키워 이틀 동안 진행됐는데, 주최 측 추산 1,000명 넘는 시민이 방문할 정도로 성황을 이뤘다. 일부 판매자는 준비한 물품을 모두 판매했고, 다른 지역에서 대구까지 찾아온 방문객도 있었다. (사진=대구시민공익활동지원센터)

2024년 이후로 멈춘 축제, 남은 과제

대구비건페스티벌은 2024년 행사를 끝으로 중단된 상태다. 양 씨도 현재 상황을 ‘잠시 쉬고 있다’고 표현했다. 다시 기회가 된다면 비건페스티벌을 계속하고 싶다는 뜻도 전했다. 축제를 다시 열기 위해서는 행사비를 마련할 공모사업과 활동을 함께할 인력, 준비할 시간과 공간 등이 필요하다. 특히 몇 달 동안 판매자 섭외와 행사 기획, 홍보를 맡는 팀원들에게 적절한 보상을 제공하기 어려운 점은 지속 가능한 활동을 위해 풀어야 할 과제로 남았다.

양 씨는 “저는 이 활동이 즐겁다. 여건만 된다면 다시 하고 싶다. 개인적으로도 비건페스티벌은 의미가 크고, 다시 열어달라고 요청하시는 분들도 있다. 셀러분들도 관련 문의도 주시고 있다”면서 “개최를 위해선 팀원들과도 논의를 해봐야하고, 공모사업 지원 등을 통한 재정적 여건도 충족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양 씨는 궁극적으로 누구에게나 비건을 선택할 기회가 열려 있는 사회가 되길 바랐다. 그는 “비건이 먹을 수 있는 음식은 비건이 아닌 사람도 먹을 수 있다. 누구든 식당이나 학교, 공공기관에서 고기 없는 한 끼를 어렵지 않게 선택할 수 있는 사회가 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출처: <뉴스민> 공익씨앗 2 / 대구비건페스티벌 양상욱

[공익씨앗] ② ‘고기 없는 한 끼’도 어렵지 않은 대구를 꿈꾸다 | 뉴스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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